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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7/04/11 사랑을 말하다

klug. 2007. 4. 30. 04:06
길이 막혀서 차안에 오래 앉아 있었다

- 왜 막히는 거지?

혼잣말처럼 흘린 말에 친구가 대답을 해주었다

- 벚꽃..

- 아.. 그렇지
 
저만치 눈으로 가득 보이는데도 살짝 잊어버리고 있었다

- 교통통제하는줄 알았으면 다른 길로 돌아오는건데..

막히는 길이 좀체로 풀리질 않아서 내가 조금 투덜댔다
나보단 조금 느긋한 친구는 옆에서 나를 달랬고,

- 금방 지잖아.
  저렇게 확~ 폈다가 금방 한꺼번에 져버리니까 지금 봐야지
  볼수 있을때..
 

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여 간단하게 밥먹는 자리.
처음엔 간단했던 자리가 친구의 친구가 오고,
그 친구의 다른 친구가 오고.. 자리가 점점 커진다
새로 알게 된 사람,
전에 만난적은 있었는데 인사는 이번에 처음하게 된 사람,
안친하지만 싫진 않은 사람,
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말은 안해본 사람,
자리가 점점 커진다

이럴때면 문을 열고 그 사람도, 내가 보고 싶어하는 그 사람도
들어올것만 같은데.. 그 사람은 오지 않는다
약간 늙나보다
전엔 몰랐는데 이젠 사람이 많아지면 가끔 더 외로워지니까..

집으로 돌아오는 길,
벚꽃 밑에 많았던 사람들이 늦은 시간이라 거의 돌아갔다
꽃들만 조용히 활짝 피어있다
혼자서 잠시 그 밑을 서성여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
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다

그러네.. 연애하고 싶네
연애할땐 귀찮은게 참 많았었는데, 그래서 귀찮은게 싫어서
연애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했던적이 있었는데..
이젠 연애 생각이 불쑥불쑥 꽃핀다
덤덤하고 심심한거 말고,
질때 한꺼번에 확~ 지는 한이 있더라도
필때 한꺼번에 확 펴서 흐드러지는거..
그런거..  그런거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


소주 한잔을 마셔도 밍숭밍숭하지 않았던 시절
슬리퍼 끈이 떨어진 것도 모르고 걷고 또 걸었던 시절
아침엔 슬펐다가 점심엔 기뻤다가 저녁엔 싸웠다가
한밤중엔 보고싶던.. 물결치고 요동쳤던..
그런 마음을 갖았던 시절

그때가 그리워서 나는 오늘도 사랑노래를 듣는다
그리고 다시.. 사랑을 말하다

<푸른밤, 그리고 성시경입니다> 中 사랑을 말하다